잘 짜여진 7부 능선을 따라 걸으며 그 옛날 이 길을 걸었을 법한 김삿갓 시인의 이유 있는 방랑을 쫒고, 봉오리의 열망과슬픔이 만나는 꽃같은 나이 16세 단종의 순수한 영혼을 떠올리며, 매순간 가고 오는 기약을 해야 했던 광부의 흔적을 찾다가 그 길을 하산하며 포도 심는 노인과 고추따는 여인네를 만나는 길
화자는 이 길을 안내함에 있어서 덤으로 작은 영월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명상 시크릿 로드를 부제로 달고 있는 “산꼬라데이 길”은 망경대산의 주 능선을 명상길, 망경대산길, 광부의 길 등의테마로 나누어, 숨은 이야기와 지난 시간을 기록하고 있으며, 드라이브코스로 적절한 굽이길, 솔숲길, 모운동길은 동화같은 두 마을을 이어주고 있었다.
망경대산은 그간, 산 사나이와 산 아가씨에게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제 80년대 광부의 시름 대신, 지금을살아가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그 딸들과 아들들에게 이곳에 잠시 짐을 내려놓기를 허락하고 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영월에는 시쳇말로 잘 나갔던 탄광촌이 많았다. 이곳 역시 드라마 배경지 혹은 동화마을로 재탄생되기이전에는, 아랫마을에서 이발을 하러, 영화를 보러, 혹은 20원짜리 딱지를 사러 2시간을 감내하며 걸어왔던 화려한 탄광시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아직은 빈집으로 빼곡한 상동면이 그러하였고, 옛 탄광촌의 일상을 재현한 탄광문화촌으로 거듭난 북면 마차리가 그러하다.
"광부의 길“은 폐광 이전에는 말 그대로 광부들만의 길이었다. 그들이 즈려 밟던 풀들도 양도한 땅! 이 길의 주인이었던 광부의 장화가죽 대신 그들의 고귀한 직함을 이 길에 새겨 넣은셈이다.
굴곡의 시름과 터닝 포인트의 유혹에, 한시도 멈추어 설 수 없는 30대를 떠올리게 하는 길이다.하지만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충분히 쉬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우리네 인생길이기도 하다. 산꼬라데이는 그러한 장치와 배려가 많은 곳이다.
등록된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