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교산은 김삿갓면 외룡리와 중동면 녹전리 사이에 빼어난 암릉을 자랑하며 옹골차게 솟은 산으로 암릉과 노송이 그림같이 조화를 이룬 배경의 산이다. 영월군내의 산군(山郡)들 중에서 해발은 높은 편이 아니지만 전망이 뛰어나고 산 이름 그 자체를 잘 표현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고 있다.
운교산의 모산은 백두대간 함백산(1,573m)이 서쪽으로 가지를 쳐, 백운산(1,426m)과 두위봉(1,466m)을 지나 예미산(989m)과 망경대산(1,089m)사이에서 남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이 옥동천에 가로막혀 용트림하듯 우뚝 솟은 산이 운교산이다.
산행들머리는 외룡리에서 녹전방향으로 가다보면 제비바위를 지나 약 500미터 거리의 제비마을에서 식수를 준비하고 이층양옥집 앞 왼쪽 계곡길을 따라 들어가면 제비마을 상수도 물탱크가 나타난다. 이 계곡물은 제비마을 사람들의 식수원이기 때문에 절대로 오염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울퉁불퉁한 잡석으로 메워진 계곡길을 따라 20여분 들어서면 계곡 왼쪽 길로 뻗어내린 지능선을 따라 올라서면 송전탑이 서 있는 야트막한 안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진달래와 굴참나무가 우거진 능선길을 30여분 올라서면 주능선에 도착한다. 사철, 진달래와 절개의 상징인 노송군락이 계속 나타나고 아름드리 굴참나무가 하늘을 가린 주능선을 30여분 더 오르면 수십길 단애를 이룬 운교산 정상이다. 운교산의 진수는 정상에 올라야만 느껴진다.
녹전리 방향으로 험준하게 이어지는 톱날같은 암릉과 노송의 고사목이 어우러진 거대한 동양화의 화폭속에 들어선 것처럼 느껴지는 정상에서의 조망은 일품이다.
예미산 방향에서 시계바늘 방향으로 두위봉과 백운산이 하늘금을 그리며 함백산이 이어져 있고 동쪽아래를 굽어보면 누구든지 등골이 오싹하게 느껴져 몸부터 뒤로 젖혀진다. 수십길 절벽아래로는 운교산을 휘감아돌아 흐르는 옥동천과 도로가 실날같고 커다란 황소가 엎드려 있는 듯한 목우산이 거대한 자태로 마주보인다.
곱게 잠든 고사목 사이로 보이는 남쪽 조망은 내리 계곡사이로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 대간상의 선달산과 어래산, 삼도봉 주능선이 거대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인 듯 시야에 들어온다.
운교산 산행의 최고의 묘미는 정상에서 녹전리 방면 주릉선의 암릉을 타고 내리는데 있다. 노송군락과 어우러진 연속되는 암릉이 다소 위험하기도 하고 변화무쌍하다. 885봉까지 약 1킬로미터의 암릉구간은 그 어느 산과도 견줄 수 없는 오묘함과 천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885봉을 뒤로 하고 동북쪽으로 방향을 바꿔 내리막 능선길을 따라 약 40여분 거리에 이르면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는 석이봉에 도착한다. 이 안테나는 녹전리 주민들의 텔레비전 시청을 위한 시설물이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다시 능선길 정동 방향으로 상당한 고도감을 느끼는 급경사길을 따라 30여분 내려서면 녹전중학교 정문앞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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